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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까TV] '없는 가게'가 당신의 용기를 환영합니다_매거진쓸


일상에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만나고 싶은 당신께 코로나19 이후 집에 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마스크를 벗어 버리는 일. 지금은 면마스크로 바꾸었지만, 쓰레기통으로 일회용 마스크를 던져 넣을 때면 언제나 가벼운 죄책감이 일었다. 내가 버린 일회용 마스크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 마스크뿐 아니라 일회용품의 사용이 크게 늘어났다.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활 폐기물 발생량은 5349톤으로 동기대비 11.2%, 플라스틱은 848톤으로 15.6% 증가했다.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일회용 용기에 담긴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빈도도 늘었고, 직접 장을 보러 가기보다 인터넷으로 주문해 택배로 받는 일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택배 포장에 쓰인 박스, 비닐, 스티로폼 등을 일주일만 모아도 한 아름이다. 어쩌면 우리는 오늘의 편리를 위해 내일의 지구를 희생시킨 건 아닐까?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매거진 쓸(SSSSL)’은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혁신파크 입구에 무포장가게 ‘없는 가게’도 열었다. 이곳에서 파는 물건에는 포장이 없다. 때문에 물건을 사가려면 용기나 바구니, 물병 등을 챙겨 가야 한다. 서울혁신파크는 입주단체와 함께 각 단체가 꿈꾸는 미래를 독자에게 제안하는 <해볼까?>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이번에는 ‘제로웨이스트 매거진 쓸’의 배민지 대표를 만나보았다.





‘쓸(SSSSL)’은 어떤 잡지인가요? 매거진 쓸은 쓸 수 있는 자원에 대해 생각하며 생활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이야기를 담는 잡지입니다.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정보를 드리고 있죠. 2018년 창간호를 만든 이후 호마다 주제를 달리하며 지금까지 총 6권을 만들었습니다. 영어로는 SSSSL이라고 표기하는데요. Small, Slow, Sustainable, Social life 라는 뜻을 품고 있어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살다 보면 작은 것에 집중하고 삶을 천천히 즐기게 돼요, 그런 생활들이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쳐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해서 네 가지 ‘S’를 붙였어요. 제로웨이스트란 무엇인가요? 제로웨이스트란 우리 손에 어떤 물건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부터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여 낭비를 줄이는 걸 말해요. 물질 소비를 줄이는 대신 경험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 지속가능한 사회 안의 느린 삶에 대한 이야기죠.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겉으로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삶을 지향합니다. 대표님은 제로웨이스트에 언제부터 관심이 있으셨어요? 2015년에 비 존슨의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라는 책을 읽었어요. 네 명의 가족이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기 위해 노력한 내용이 담겼어요. 구체적인 실천법도 있고요. ‘내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만들며 살고 있나’ 하는 깨달음과 ‘나도 한 번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용기를 얻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쉴 때 그 책을 읽었는데, 시간 여유가 생기니 환경 문제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외식 전공을 하고 프랜차이즈 매장 관리 일을 했기 때문에 참 바빴거든요. 역시 사람은 여유가 있어야 하나 봐요.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콘텐츠를 매거진으로 풀어낸 이유도 궁금해요. 쓰레기 문제는 사람들이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집중해주지 않아요. 제로웨이스트라는 단어도 최근에 많이 쓰이고 있지 전에는 좀 딱딱하게 느껴져서 친근하거나 재미있지 않았거든요. 제로웨이스트를 재밌는 콘텐츠로 예쁘게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사용법이나 실천법을 알려주는 콘텐츠가 많다 보니 이미지가 많이 필요했고, 텍스트 위주의 단행본보다 잡지가 맞겠다 싶었지요. 잡지는 호마다 다른 주제를 담고 있나요? 네. 2호에서는 잘 버리는 방법, 3호에서는 일회용 컵 없는 생활, 5호는 쓰레기 없는 식탁, 6호는 월경컵에 대해 다뤘어요. 사실 매거진을 만들면서도 언제까지 만들 수 있을까 싶을 때가 많아요. 그래서 늘 마지막인 기분으로 최선을 다해 주제를 정하죠. 최근 6호의 월경컵은 제로웨이스트의 끝판왕인 것 같아서 늘 다뤄보고 싶었어요. 월경컵을 사용하면 월경대도 안 버릴 수 있고 돈도 아낄 수 있죠. 여성 몸에도 좋고요. 안 할 이유가 없는 아이템이에요. 사용하고 나서는 내가 이 좋은 걸 왜 이제 알았나 싶을 만큼 신세계였죠. “쓰레기가 없어서” 없는 가게


‘쓸’은 서울혁신파크 정문 옆에 빈 공간을 활용해 ‘없는 가게’를 열었다. 파는 물건도 가지각색이다. 지역에서 생산자가 직접 보낸 쌀, 고구마, 양파 같은 농작물부터 면마스크, 손수건, 대나무칫솔 따위의 생활용품까지. 공통점은 포장이 없기에 쓰레기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 ‘없는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싶으면 물건을 담아갈 수 있는 용기를 꼭 챙겨 와야 한다. 무포장가게 ‘없는 가게’를 오픈하셨습니다. 이런 가게를 열게 된 계기는요? ‘없는 가게’란 이름은 서울혁신센터에서 지어주셨어요. 포장 없이도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쓰레기 없는 삶을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가게입니다. 잡지를 만들기 위해 취재를 다니면서 알게 된 건데, 재래시장에 가면 포장이 되지 않은 물건을 많이 살 수 있어요. 김이나 당면, 건어물 같은 것들도 포장 없이 에코백에 담아갈 수 있죠. 평소에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서 사는 물건은 곧 쓰레기가 될 포장지로 잔뜩 싸여 있잖아요. 서울혁신파크라는 공간에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무포장가게가 있다면 이런 삶의 자세를 환기시켜드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없는 가게’에선 어떤 물건을 만날 수 있나요? 이왕이면 친환경제품으로 받고 싶지만 무포장이라는 취지에 공감한다면 웬만해서는 다 환영해요. 저희 같은 가게들이 더 많아지면 좋기 때문에 무포장가게의 네트워크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포장지 없이 물건을 팔 의지가 있는 가게들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이곳을 구경하러 왔다가 챙겨온 용기가 없다며 난감해 하는 손님들을 만났다.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려면 부지런하고 여유가 있어야 하는 걸까? 혼자 제로웨이스트 한다고 세상 쓰레기가 다 없어지진 않겠지만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삶, 어떤가요? 생활에 여유가 생겨요. 어떤 게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쓰레기를 줄이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일단 시간이 있어야 해요. 용기를 챙겨가서 장을 보는 시간, 요리를 해 먹는 시간, 텀블러를 씻는 시간. 바쁜 사람도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다 보면 내 삶에서 일정 시간을 내어야만 하죠. 생활을 정리하게 되고 여유를 갖게 돼요. 왜 그렇게까지 하냐, 유난이라는 이야기는 안 들어보셨어요? 예전엔 가끔 들었죠. 물론 저 혼자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한다고 해서 지구에 있는 쓰레기가 극적으로 줄지는 않아요. 제가 버리지 않아도 쓰레기는 너무 많이 나오니까요. 그럼에도불구하고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다 보면 주변 사람이 제 삶의 태도에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이 조금씩 많아질 수도 있고요. 저는 그게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사는 당위성인 것 같아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쓰레기를 줄이는 게 왜 중요한가요? 쓰레기는 정말 답이 없는 문제예요. 무언가를 소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쓰레기가 나올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이런 쓰레기가 모두 어디로 가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나 몰라라 하죠. 사실 쓰레기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땅과 바다로 흘러가서 내 입으로 되돌아 오거든요. 가져온 용기에 쌀을 담아 무게를 재고, 무게에 따라 값을 치르고 나니 그 과정이 꽤 재미있다. 단순히 제로웨이스트 가게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 외에, 어떤 활동을 더 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해볼까? 제로웨이스트! 인터뷰를 보는 사람들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활동에는 뭐가 있을까요? 배달 음식을 먹더라도 용기를 들고 가서 포장을 해오는 것, 편의점 열 번 갈 것 아홉 번 가는 것 정도는 시작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설거지할 때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 아크릴 수세미 대신 삼베 수세미를 써보는 것도 좋고요.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거나,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도 좋죠. 저희 같은 제로웨이스트 가게에 와보시는 것도 추천해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재밌으실 거예요. 뿌듯하기도 하고요. 제로웨이스트 외에 일상에서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활동은 뭐가 있을까요? 고기 안 먹는 것이 확실한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소고기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것 자체가 환경을 많이 오염시키니까요. 자동차를 덜 타서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고요. 저도 환경을 생각하다 보니 굳이 먼 곳으로 나가지 않고 동네에서 소비를 하게 되더라고요.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재미있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의무감으로 하다 보면 실망도 하고 자책도 하게 됩니다. 할 수 있는 만큼, 스트레스를 덜 받는 범위 안에서 하셨으면 좋겠어요. 꼭 ‘없는 가게’가 아니어도 좋아요. 제로웨이스트 네트워크 프로젝트(www.mupojang-network.com / 11월 2일 정식 오픈)를 참고하셔서 이런 가게를 찾아가보시는 재미도 느끼셨으면 해요. 환경을 생각하는 행동을 하다가도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환경을 위해 에코백을 샀는데 대량의 에코백 쓰레기가 문제라는 소식을 듣거나, 친환경 포장재를 쓰는 업체를 믿고 구입했는데 사실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이었다는 걸 알게 될 때가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꾸준히 그 방향으로 걸어가야 하는 건, 이러한 시행착오마저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시도와 논의, 행동이 있어야 언젠가 우리가 원하던 그곳에 닿을 테니까. 다만 배민지 대표의 말처럼 그 과정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용기를 들고 서울혁신파크로 가보자. ‘없는 가게’가 당신의 용기를 환영한다!

인터뷰 ㅣ박초롱 (딴짓매거진 편집장) 영상 촬영 편집 ㅣ요지경필름 사진 ㅣ서울혁신센터 [출처] [해볼까 시리즈] '없는 가게'가 당신의 용기를 환영합니다|작성자 서울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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